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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흥시는 왜 ‘세계커피콩축제’의 성지가 됐나…은계호수공원에 세계 커피농장이 모이는 이유

판매 중심 행사를 넘어 세계 커피농장과 생산국 대사관을 잇는 축제
10월 31일~11월 1일 은계호수공원서 커피 한 잔에 담긴 산지·문화·사람 조명

곽희숙 | 기사입력 2026/08/24 [09:00]

[기획] 시흥시는 왜 ‘세계커피콩축제’의 성지가 됐나…은계호수공원에 세계 커피농장이 모이는 이유

판매 중심 행사를 넘어 세계 커피농장과 생산국 대사관을 잇는 축제
10월 31일~11월 1일 은계호수공원서 커피 한 잔에 담긴 산지·문화·사람 조명

곽희숙 | 입력 : 2026/08/24 [09:00]

▲ 시흥시 '세계커피콩축제'에 커피 생산국의 생두 판매부스 (사진=시흥시)


[경인투데이뉴스=곽희숙 기자] 시흥에서는 커피나무가 대규모로 재배되지 않는다. 유명한 커피 거리나 오래된 커피 산지도 없다. 하지만 시흥시 ‘세계커피콩축제’는 해가 거듭할수록 커피애호가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시흥 은계호수공원으로 몰리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커피축제가 열리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왜 시흥에서 세계커피콩축제를 개최하는 것일까.’

 

그 답은 축제 명칭에 담긴 ‘커피콩’에서 찾을 수 있다. 완성된 커피 음료나 카페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한 잔의 커피가 시작되는 농장과 생산자, 생두와 원산지의 문화를 시민에게 알리겠다는 것이 축제의 출발점이다.

 

본지는 김경민 세계커피콩축제 감독을 만나 세계커피콩축제가 시흥에서 시작된 배경과 기획 의도를 들어보았다.

 

김경민 감독은 국내 커피축제의 상당수가 지역 카페와 커피용품 업체가 참여해 제품을 판매하는 박람회 또는 상업 행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면서 축제 방문객도 많아졌지만, 정작 커피의 출발점인 농장과 생산자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대학원에서 커피의 역사와 문화, 철학 등을 공부하며 커피축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커피의 핵심이 농장과 생산자에게 있음에도 국내 행사에서는 이들이 빠진 채 완제품과 장비 판매가 중심이 되는 현실을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 2025년 '세계커피대회' 수상자들의 기념촬영 (사진=시흥시)


이러한 구상은 시흥시의 지역 특화 관광축제 공모사업을 통해 현실이 됐다. 처음 제안했을 당시에는 해외 커피농장과 생산국 대사관을 실제로 참여시킬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국내외 커피 전문가들과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이렇게 시작된 축제는 ‘커피축제’가 아닌 ‘커피콩축제’를 표방했다.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보다 커피를 재배하고 생산하는 농가를 축제의 중심에 세운 것이다.

 

지역 카페와 커피 관련 업체가 중심이 되는 일반적인 행사와 달리, 시흥에서는 커피 생산국 대사관과 현지 농장이 축제에 참여한다. 대사관을 통해 각국의 농장을 소개받고, 농장에서 생산된 다양한 커피를 시민들이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연결한다.

 

김경민 감독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에는 현직 대사 5명을 비롯해 15개국 커피농장이 참여했다. 시중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생두와 고급 커피도 소개됐다. 단순히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마시는 행사가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농장에서 생산됐고 어떤 환경과 과정을 거쳐 한 잔의 커피가 됐는지 살펴보는 자리였다.

 

같은 커피라도 생산국과 농장에 따라 꽃향기와 과일 향이 느껴지기도 하고, 부드러운 단맛과 산뜻한 풍미가 살아나기도 한다.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커피를 한자리에서 비교해보는 과정 자체가 특별한 문화 체험이 된다.

 

▲ 제4회 2026 시흥 세계커피콩축제의 사전대회로 열리는 2026 세계커피대회WCC 포스터


축제에 앞서 진행되는 커피대회도 시흥만의 특징이다.

올해는 국제 생두 품평 프로그램인 ‘2026 K-Coffee Award’를 비롯해 장애인 바리스타 챔피언십, 청소년 커피짓기 챔피언십, 로스팅 챔피언십, 라테아트 챔피언십, 테이스팅 챔피언십, 카페 그랑프리-시흥 2026, 커피 퀴즈 챔피언십 등 모두 8개 종목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유명 카페나 브랜드를 선정하는 대회가 아니라 그해 생산된 커피의 품질과 향미를 평가하고, 우수한 커피를 재배한 해외 농가를 조명하는 자리다. 소비국인 대한민국의 전문가가 생산국 농장의 가치를 발견하고 세계 시장에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경민 세계케피콩축제 감독은 “축제의 본질은 세계의 다양한 커피농장과 그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를 소개하는 것”이라며 “시민 편의와 즐길 거리는 계속 보완하되 농장을 알리는 중심 가치는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시흥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하지 않는다는 점은 오히려 축제의 성격을 분명하게 만든다. 시흥은 커피 생산지를 내세우는 도시가 아니라 세계의 커피 생산국과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는 교류의 무대가 되는 것이다.

 

커피는 대표적인 세계 무역상품이면서 생산지의 기후와 토양, 재배 방식, 농부의 노력이 담긴 농산물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대부분 로스팅과 추출이 끝난 커피만 접하기 때문에 커피가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알기 어렵다.

 

세계커피콩축제는 이처럼 소비 과정에서 가려졌던 생산자와 농장의 이야기를 시민 앞에 다시 꺼내놓는다. 축제장에서 만나는 커피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한 나라의 자연환경과 문화, 농부의 삶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 지난해 '세계커피콩축제'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시흥시)


축제는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는다. 방문객들이 은계호수공원 주변 카페와 상점을 찾고, 지역 공방과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을 함께 즐기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세계커피콩축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음행사와 시민 참여형 커피 퀴즈, 대회 수상자들의 특별 시음 프로그램이 마련돼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고급 원두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참여 업체들은 축제 취지에 맞춰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원두를 선보이고, 시민들은 시음을 거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선택할 수 있다.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시흥시 은계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커피콩축제는 깊어가는 가을, 호숫가에서 세계 각국의 커피 향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의 농장에서 출발한 ‘커피콩’이 은계호수공원에 모이는 이틀. 한 잔의 커피에 담긴 세계 각국의 문화와 농부의 이야기를 만나는 시흥 세계커피콩축제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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